2010/02/28 09:02 책/낭독의 발견
여명에 나는 부엉이
"어쨋든 철학은 항상 너무 늦게 도착한다. .... 철학이 회색 위에 자신의 회색을 덧칠할때면, 삶의 모습은 이미 늙어버린다. 그리고 회색 위에 회색을 칠해 가지고는 삶을 젊게 할 수 없다. 다만 삶을 알수 있을 뿐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땅거미 질 무렵에야 자신의 비행을 시작한다"
(중략)
헤겔이 살아 있다면 철학자의 미래 내다보기를 비웃을 것이다. 해질 녁에나 나는 부엉이가 무엇을 하겠느냐고. 하지만 헤겔이 생각하지 못한 것은 이점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땅거미 질 무렵에야 자신의 비행을 시작하지만, 새로운 하루를 여는 새벽빛을 보며 둥지로 돌아오는 비행을 한다. 여명에 귀소하는 부엉이의 비행! 헤겔은 그것을 보지 못한 것이다. 부엉이가 '과거의 끝'을 본다는 것만 생각했지, '미래의 시작'을 본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
- 메두사의 시선 中 (pp.112-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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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의 시선 - ![]() 김용석 지음/푸른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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